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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민사소송 및 형사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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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3-29 19:48 조회5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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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환자가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증거절차와 변론 준비절차 및 변론 기일을 거쳐 판결이 선고된다. 환자는 자신이 다투고자 하는 의사의 과실을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우므로 소장 접수 직후 의사에게 진료기록부의 내용을 포함한 상세한 진료경위서를 제출할 것이 권고된다. 법원 실무에서는 환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실상 추정의 법리를 발전시켜 왔다.

 

의료 민사소송의 절차

환자가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의료 민사소송을 제기하려면 우선,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 대한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을 명시한 소장을 접수해야 한다. 접수된 소장에는 손해배상 액수가 1억 원을 초과하는 제1심 합의 사건이면 ‘가합’, 그 외 제1심 단독 사건이면 ‘가단’으로 사건별 부호가 표시된다. 그리고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경우 사건명은 ‘손해배상(의)’가 된다.

 

접수된 소장의 심사가 끝나면 법원은 소장의 부본을 피고에게 송달하며(「민사소송법」 제255조), 피고는 이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제256조 제1항). 그렇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법원은 피고가 자백한 것으로 보아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의료사고의 경우 증거조사가 통상 오래 걸리고 주장과 입증이 어려우므로 예외에 해당해 변론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제257조 제1항).

 

변론 없이 판결하는 경우 외에는 재판장은 변론 기일을 정하며(제258조 제1항), 변론 준비절차가 필요하다면 변론 준비절차에 부친 후 바로 변론 기일을 정한다(제258조 제2항). 변론 준비 기일에는 쟁점과 증거 정리, 당사자가 변론에서 주장 · 제출하는 공격이나 방어 방법에 대한 진술, 증거에 관한 진술 등이 이루어진다. 

 

판사는 변론 준비 절차에서 효율적이고 신속한 변론 진행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도록 노력하고 당사자는 이에 협력해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70조). 의료의 밀실성 때문에 사실관계를 밝히기가 쉽지 않으므로 의료 소송에서는 준비절차가 갖는 의미가 크다. 변론준비절차에서 판사는 화해를 권고할 수도 있다(「민사소송법」 제145조 제1항).

 

변론 준비절차가 끝나면 법원은 첫 변론 기일을 거친 뒤 바로 변론을 종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당사자는 이에 협력해야 한다(제287조 제1항). 당사자는 변론을 서면으로 준비해야 하며(제272조 제1항), 준비서면은 상대방이 서면에 적힌 사항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기간을 두고 제출해야 한다(제273조).

 

사실관계에 관한 다툼이 많고 의학적 이해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의료 소송의 특성상 준비서면을 기일 전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지 않고 제출하면 재판이 공전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판사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진료 경과에 관한 도표, 사진 등을 함께 첨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송 진행 중에 당사자가 법원에 증거신청을 하면 법원은 채택 여부를 결정하고 채택된 증거신청에 대해 증거조사를 한다. 증거신청과 증거조사는 변론 기일 전에도 할 수 있으며, 법원은 필요한 경우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제290~292조).

 

다른 한편 의료분쟁에서는 증거가 의사 측에 편중되어 있고 진료기록부가 위조 · 변조 · 멸실 · 훼손될 우려가 있으므로 소송 제기 전이나 소 제기 후라도 증거보전(제375조)을 신청해 법원이 본안의 소송절차와는 별도로 미리 증거조사를 하도록 할 수 있다. 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이 끝나면 변론은 종결되나, 변론 종결 이후 법원은 종결된 변론을 다시 열도록 명해 변론을 재개할 수 있다(제142조). 

 

  이후 법원은 판결을 선고하는데, 소송비용은 법원이 각 당사자가 패소한 비율대로 정함이 원칙이다(제98조, 제101조).

 

의료 민사소송의 특징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다투는 소송은 다른 민사소송에 비해 내용이 매우 전문적이고 의사와 환자의 주장 대립이 극단적이며 소송물 가액이 큰 경우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신체 감정 · 진료기록 감정 · 사실 조회 등의 증거 관련 절차에서 기일이 지연되고 ‘사건이 장기 미제화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환자는 의사의 과실을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 실무에서는 소장 접수 직후 법원이 피고인 의사나 의료기관에게 1회 변론 기일 전까지 준비서면이나 답변서 형식으로 상세한 진료경위서를 제출할 것을 권유하는 응소안내서를 보내도록 권고한다. 의료인이 「의료법」 제22조 제1항에 따라 주된 증상, 진단 치료 내용 등에 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진료기록부, 조산기록부, 간호기록부는 진료경위서 내용의 중요한 일부가 된다.

 

증거절차의 핵심인 신체 감정과 진료기록 감정은 실무상 소송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체 감정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감정 촉탁에 의해 이루어진다(신체감정에있어서감정인선정과감정절차등에관한예규 제2조 제1항). 특히 신체 감정은 의료인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기초가 되는 환자의 신체 상태, 질병, 치료 방법과 경과, 후유증, 의료행위의 적정성 등을 확정하고 진료기록에 대한 감정이 정확히 이루어지는 전제가 되므로 실무적으로 재판 초기에 실시하는 것이 권고된다.

 

아울러 의료 민사소송에서 의료인은 진료의 모든 과정에 대한 정보를 독점하고 있으므로 의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신청해(「민사소송법」 제308조) 이에 기초한 증거조사가 이루어질 때가 많다. 환자는 수사기관의 힘으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형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형사소송 과정에서의 수사 기록과 공판 기록이 인증과 서증(書證) 조사 등을 거쳐 민사소송의 소송 기록에 함께 묶이는 경우가 많다.

 

의료 민사소송에서 입증책임

의료 민사소송에서 환자 측인 원고는 의료인의 과실(혹은 고의), 악결과의 발생, 과실과 악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띠며 밀실에서 이루어지고 상당 부분 의사의 재량에 의존하므로 환자가 이를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로 인해 의료 소송에서는 사실상 약자인 환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시키는 법리가 발전해 왔다.

 

대법원은 고도의 전문성을 지니는 의료행위의 특성상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은 입증이 어려우므로 환자는 주의의무 위반과 관련해서는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해서 볼 때 의료상 과실 있는 행위가 있었다고 입증하면 된다고 본다(2009다

 

82274). 또 더 나아가 자신이 문제 삼는 악결과에 대한 원인이 된 증상과 관련해 그 “증상 발생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에 다른 원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여러 간접사실들을 입증”하면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 과실에 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이른바 ‘간접 사실에 의거한 사실상의 추정’ 이론에 의해 환자의 입증 부담을 경감해 왔다(99다66328, 2010다57787).

 

이와 같은 추정을 인정하면 의료행위를 한 피고 측에서 악결과가 의료상의 과실이 아닌 전혀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임을 입증해야 추정이 깨어지므로(93다52402), 입증책임이 환자 측에서 의사 측으로 ‘사실상 전환’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전환을 위해서는 환자가 제시한 간접 사실들이 의사의 과실과 결과 발생 간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을 담보해야 한다(2008다22030, 2002다45185).

 

대법원이 간접 사실에 기초해 인과관계를 사실상 추정한 최근의 주요 사안과 판결은 다음과 같다.

 

판례 1
의사가 과거 상복부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게 복강경에 의한 담낭절제술을 시행했다. 그러던 중 장기 및 조직의 심한 유착을 발견했으나 개복술로 전환하지 않고 복강경을 통해 유착된 조직을 박리해 나갔다. 이 와중에 원인과 부위를 알 수 없는 출혈이 발생했고, 그때서야 비로소 의사는 개복술로 전환했다. 개복 후 신장 부근 정맥 혈관이 찢어져 심한 출혈이 있는 것을 발견했으나 지혈이 되지 않자 우신장 절제술을 시행한 다음 담낭을 절제했다.

 

이 사안에서 대법원은 ① 장기 및 조직의 유착 상태가 해부학적 구조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심했다면, ‘개복술로 전환했어야 함에도 복강경 수술을 계속한 과실-신정맥 손상 및 신장 절제 상태’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 ② 유착 상태가 그 정도로 심하지는 않아 복강경 수술이 가능한 상태였더라도, 복강경 담낭절제술 과정에서 후복막강의 중요한 혈관 손상은 수술 자체에 수반하는 객관적 요인보다

 

의사의 경험, 지식 등 주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동 수술 과정에서 신장 정맥을 손상해 신장이 절제된 사례가 보고된 바도 없으며, 원고가 신장 정맥을 손상하지 않고는 수술할 수 없는 정도였다는 자료도 없다. 이 같은 점 등을 볼 때 ‘복강경 수술기구 조작상의 과실-신장 정맥 손상 및 신장 절제’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2010다57787).

 

판례 2
의사가 심막중격결손 수술을 위해 캐뉼라 삽관을 하고 수술했으며 이후 대동맥 박리 현상으로 심장 박동이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환자가 사망했다. 이 사안에서 대법원은 사망 원인인 대동맥 박리는 심막중격결손 수술을 위한 캐뉼라 삽관 직후에 나타난 것으로

 

① 그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했을 가능성이 없고,

② 그 발생 부위도 캐뉼라 삽관과 연관해 볼 수 있는 부위이며,

③ 환자에게 수술 전후로 대동맥 박리를 초래할 만한 특별한 질환 · 증상이 관찰되지 않았고,

④ 캐뉼라 삽관 과정에서 삽관 외의 부적절한 시술로 대동맥 박리가 나타날 수도 있으며,

⑤ 합병증으로 대동맥 박리가 나타날 확률은 극히 낮을 뿐만 아니라 대동맥 박리는 고혈압 등 혈관질환을 보유하는 환자들에게서 나타난다는 사정 등을 고려할 때, ‘부적절한 캐뉼라 삽관–대동맥 박리’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99다66328).

 

(의료사고와 의료분쟁, 2016.06.25., 커뮤니케이션북스)

 

 

의료 형사소송

 

 

 

 목 차

  1. 의료 형사소송의 시작
  2. 공판절차
  3. 증거조사
  4. 의료 민사소송과 의료 형사소송의 구별
  5.  

의료 형사소송은 고소 · 고발 등에 의한 수사와 검사의 공소 제기로 시작되고, 공판을 거쳐 판결 선고로 종료된다. 형사소송은 증거 수집과 민사 손해배상 협상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형사소송의 이념적 목표는 민사소송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형사책임은 죄형법정주의 원칙하에 엄격한 입증에 기초해서만 인정될 수 있다. 같은 의료사고에서 형사책임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될 수 있다.

 

의료 형사소송의 시작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환자는 의사에게 민사소송과는 별개로 형사소송을 통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의료행위는 의료인이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초해 반복 · 계속해 행하는 ‘업무’에 해당하므로,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의료 형사소송에서는 일반적으로 「형법」이 규정하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위반 여부를 다투게 된다.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의료 형사소송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우선 고소 · 고발 · 신고 등에 기초해 수사기관이 의료사고에 대한 수사를 개시해야 한다. 수사 결과에 기초해 검사는 문제되는 사안을 형사재판에 회부할 것인지를 결정한다(「형사소송법」 제246조). 공소를 제기할 때 검사는 공판절차 없이 벌금 · 과료 · 몰수형을 부과하는 약식명령을 법원에 서면으로 청구할 수 있고(제448조 이하),

 

법원은 청구 심리 후 약식명령이 적당하다고 판단하면 청구가 있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약식명령을 해야 한다(형사소송규칙 제171조). 피해자인 환자가 검사의 약식명령 청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으며, 검사와 피고는 법원의 약식명령에 대해 불복,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제453조 제1항).

 

공판절차

공소 제기 후 정식 재판이 진행되면, 법원이 재판권의 주체가 되어 검사와 피고를 당사자로 하는 재판을 하게 된다. 공소 제기 후 소송절차가 종료할 때까지를 넓은 의미의 공판, 공판정에서 공판이 이루어지는 공판기일을 좁은 의미의 공판이라 부른다. 법원은 공소 제기가 있으면 지체 없이 공소장 부본을 피고 의사 또는 변호인에게 제1회 공판기일 전 5일까지 송달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66조), 의사나 변호인은 이를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공판기일 전 법원은 공판을 준비하는데, 「형사소송법」은 효율적 · 집중적 심리를 위해 재판장이 사건을 공판 준비절차에 부칠 수 있고, 당사자는 준비절차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협력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제266조의5). 아울러 증거개시제도(제266조의3, 제266조의11)를 통해 소송 당사자는 공판 기일 전 서로의 증거에 대한 열람 등을 신청해 방어 준비를 할 수 있다.

 

공판 준비가 끝나면 공판기일에 공판정에서 법원의 심리가 진행된다(제275조 제1항). 피고 의사와 검사의 공판정 출석은 공판 개정의 요건이지만(제275조 제2항, 제276조), 변호인의 출석은 그렇지 않다. 공판기일은 검사가 사건 개요와 입증 방침을 밝히고 피고인이 공소 사실 인정 여부를 진술하는 모두(冒頭)절차, 증거조사 · 피고인신문 · 최종변론의 사실심리절차를 거쳐 판결 심의와 판결 선고로 종료된다.

 

범죄 증명이 있는 때에 선고하는 유죄판결에는 형면제, 선고유예, 형선고 판결이 있다. 범죄가 성립하지 않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면 무죄판결을 선고한다. 그 밖에도 형식적 소송 조건이 결여되었다면 공소기각 판결을, 확정판결 · 사면이 있거나 공소시효 완성 · 범죄 후 법령개폐로 인한 형 폐지의 경우에는 면소 판결을 선고한다.

 

증거조사

공판 과정에서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에 대해서는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한 후 조사하며, 그 밖에 직권으로 결정한 증거를 조사할 수 있다. 검사나 피고인, 변호인이 공판을 지연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증거를 늦게 신청하는 경우 법원은 직권 또는 상대방의 신청으로 이를 각하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94조 제2항). 예외적으로 공판기일 전에 검사, 피고 의사 또는 변호인이 증거조사를 신청하는 경우, 법원은 공판준비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제273조).

 

증거조사의 방법에는 서류와 물건 등의 조사, 증인신문, 감정, 검증, 통역과 번역이 있다. 서류와 물건 또는 공무소 등에 대한 조회나 공판기일 전의 증거조사에 의해 작성, 송부된 서류는 검사, 피고 또는 변호인이 공판정에서 개별적으로 서류나 물건의 표목을 특정하는 지시설명 방식으로 조사해야 한다.

 

증인신문은 소송 당사자가 아닌 제3자로부터 문제되는 행위와 관련된 경험의 진술을 얻는 것이다. 검사와 피고인, 변호인뿐만 아니라 피해자인 환자도 증인신문을 신청할 수 있으며(제294조의2), 법원이 증인을 소환하면 증인은 법이 정하는 증언거부권자(제148조, 제149조)가 아닌 한 출석 의무가 있다(제151조). 특히 의료사고에서는 전문 지식과 경험을 지닌 감정인의 판단인 감정이 중요한 증거조사 방법이 되지만, 법원의 판단이 감정 결과에 기속(羈束)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96도638).

 

의료 민사소송과 의료 형사소송의 구별

환자 개인이 의사에게 의료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의료 민사소송에서는 환자가 의사의 과실 및 과실-손해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가 개인에게 법익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형사소송은 고소 · 고발이나 신고 등에 의해 수사기관이 수사를 개시하고 검사가 기소해 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이 증거를 수집하고 검사가 입증 활동을 한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의료사고와 관련해 형사소송이 제기되거나 적어도 고소 · 고발이 이루어지면 수사기관의 힘을 빌려 증거를 수집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민사법적 손해배상에서 이를 협상의 무기로 삼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형사소송을 민사법적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다만 의료사고와 관련해 환자나 환자 가족이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형사 고소했다는 것은 수사 및 형사책임 요건의 충족 여부에 대한 판단을 묻고자 함을 의미할 뿐 이들이 의사의 과실 및 과실-손해 간의 인과관계를 안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환자나 환자 가족의 형사 고소 사실이,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규정하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에서 말하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93다59304).

 

그뿐만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국가 형벌권을 실현하는 형사소송에서는 죄형법정주의 이념하에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 원칙이 작동하는 등 엄격한 입증을 요구하게 된다. 

 

  반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이념적 목표로 삼는 민사소송에서는 일반인의 상식과 간접 사실 등에 기초해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등 정책적으로 환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고 있는데, 이런 법리는 형사소송에서는 결코 타당하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동일한 의료사고에서 의사에게 형사책임은 인정되지 않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될 수 있다.

 

 (의료사고와 의료분쟁, 2016.06.25.,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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